마흔살1 어느 아줌마의 마흔 다섯의 일기 8 인생의 반을 살고서도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흔다섯의 나이에 다시 사춘기가 찾아왔나 봅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외롭고 여전히 쓸쓸하고 그리고 아직도 삶에 목표를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십 대에 세상은 나에게만 불공평한 것 같았고 이십 대에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갔고 삼십 대에는 아이들에 치여 나를 잊었고 사십이 되고 나니 나는 없습니다. 그런 날들의 기록을 여러분께 들려드립니다. 마흔여섯의 십일월 십이일 하루 종일 집이다. 두 아이는 모두 학교에 가고 아무도 없는 집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청소도 하고 글도 쓰고 핸드폰도 보고 그 사이 잠깐잠깐 창 밖을 보며 하루를 보냈다. 어젯밤 차오르는 화를 누르지 못하고 엉엉 울었다. 큰 아이와 싸웠다. 야단이 아니라 싸웠다.. 2020. 11.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