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만찬1 어느 아줌마의 마흔 다섯의 일기 14 마흔에는 다 괜찮아지는 줄 알았다. 사춘기의 철없음도 지나고, 20대의 무한 열정도 지나고, 30대의 자만도 지나고, 세상을 이해할 만큼 이해하는 나이, 세상 일에 너그러울 만큼 너그러운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흔은 새로운 나를 제대로 보는 나이였다. 앞만 보고 달려 와서 보지 못 했던 나를 알아가는 나이였다. ' 나 '를 알아가고 나를 이해해 간다는 건 사춘기의 불안만큼 불안하고 외로운 일이다. 마흔여섯의 십이월 이십육 일 크리스마스가 지났다. 때론 축제 같고 때론 숙제 같은 날이 지났다. 크리스마스이브의 작은 가족 만찬과 25일이 생일인 작은 아이의 아침 생일상을 차려주고 나면 26일의 아침은 홀가분하다. 내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는 설렘이고 기다림이었지만 어른이 되고 아이의 부모가 된 .. 2020. 12.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