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오늘의 꽃은 <봉선화>라고 한다. 봉숭아라고도 한다.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다. 햇볕이 드는 곳에서 잘 자라며 나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습지에서도 잘 자라므로 습윤한 찰흙에 심고 여름에는 건조하지 않게 한다. 높이 60cm 이상 되는 고성종(高性種)과 25~40cm로 낮은 왜성종(矮性種)이 있는데, 곧게 자라고 육질(肉質)이며 밑부분의 마디가 특히 두드러진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있으며 바소꼴로 양 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4~5월에 씨를 뿌리면 6월 이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은 2~3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리고 꽃대가 있어 밑으로 처지며 좌우로 넓은 꽃잎이 퍼져 있고 뒤에서 통상으로 된 꿀주머니가 밑으로 굽는다. 꽃빛깔은 분홍색 ·빨간색 ·주홍색 ·보라색 ·흰색 등이 있고, 꽃 모양도 홑꽃 ·겹꽃이 있다. 수술은 5개이고 꽃밥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씨방에 털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타원형이고 털이 있으며 익으면 탄력적으로 터지면서 씨가 튀어나온다. 공해에 강한 식물로 도시의 화단에 적합하다. 옛날부터 부녀자들이 손톱을 물들이는 데 많이 사용했으며 우리 민족과는 친숙한 꽃이다.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 꽃이 피며 우뚝하게 일어서 봉(鳳)의 형상을 하므로 봉선화라는 이름이 생겼다.
봉선화의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한다. 봉선화 하면 어릴 적 여자 애들의 손톱 물들이기가 떠오른다. 분홍색, 붉은색, 흰색의 꽃 모양이 아름다워 화단용으로 훌륭하지만 용도가 참 다양한 식물이다. 꽃말은 꼬투리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씨앗들이 터져 나가기 때문에 붙여진듯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봉선화가 주로 화단용으로 쓰이지만 서양에서는 실내 분화용이나 창가나 발코니의 벽걸이용 화분으로도 많이 쓰인다. 꽃잎을 다져서 나온 물로 손톱에 색을 넣는다.
원예종들은 일년초로 기르는 것이 보통이다. 2∼3월 파종하여 4∼5월에 심으면 여름에 핀다. 꽃눈이 만들어지는 것은 주로 온도 영향을 받는데, 20∼25℃정도 유지되면 연중 어느때나 꽃을 피운다. 정원 한 곳에 모아 심으면 한동안 꽃을 즐길수 있다. 봉선화류는 세계적으로 약 850종 정도가 분포하는 대가족식물로써 일년생, 상록다년생, 덩굴성인 것들도 있다. 열대나 아온대지역의 습지, 호수, 강 주변 등 물기가 많은 곳에 분포한다. 우리 재래종은 그냥 봉선화를 말하며 홑꽃이다. 흔히 분화나 화단용으로 쓰이는 것은 아프리칸봉선화다.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물봉선, 노랑불봉선, 흰물봉선 등이 있다.
* 봉선화의 설화
봉선화 또는 봉숭아라 불리는 화초의 유래에 관한 설화이다.
신이담(神異譚) 중 기원담에 속하는 이야기 유형이다. 민간에 전래되는 각 편 중에는 봉선화라는 꽃 이름이 봉선이라는 궁녀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과 봉선이라는 신선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후자는 선계(仙界)에 다녀온 나무꾼의 이야기, 즉 ‘신선이 찾아 준 금도끼’ 및 ‘선계에서 이틀 묵고 20년 뒤의 인간계로 돌아온 나무꾼’이라는 삽화가 결합된 것으로서, 이야기의 본 내용과 끝부분에 덧붙은 설명적 요소 간의 필연성이 결여된 느낌이 있다. 반면 전자는 역사적 전설로서 봉선화의 현전하는 여러 특징을 매우 그럴 듯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훨씬 사실성이 있어 보인다.
백제(혹은 고려) 때 한 여자가 선녀로부터 봉황 한 마리를 받는 꿈을 꾸고 딸을 낳아 봉선이라 이름 지었다. 봉선이는 곱게 자라 천부적인 거문고 연주 솜씨로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결국에는 임금님 앞에 나아가 연주하는 영광까지 얻게 되었다. 그러나 궁궐로부터 집으로 돌아온 봉선이는 갑자기 병석에 눕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의 행차가 집 앞을 지나간다는 말을 들은 봉선이는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힘을 다하여 거문고를 연주하였다.
이 소리를 알아보고 찾아간 임금님은 봉선이의 손으로부터 붉은 피가 맺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애처롭게 여겨 무명천에 백반을 싸서 동여매 주고 길을 떠났다. 그 뒤 봉선이는 결국 죽고 말았는데, 그 무덤에서 이상스런 빨간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그 빨간 꽃으로 손톱을 물들이고, 봉선이의 넋이 화한 꽃이라고 봉선화라 하였다.
어떤 이본에서는 자신의 부정을 의심한 남편에 대한 항거와 결백의 표시로 자결을 하고만 여자의 넋이 봉선화로 피어났는데, 그 씨를 조금만 건드려도 톡 튀어나가는 것은 자신의 몸에 손대지 말라는 뜻이라 한다.
* 봉선화 물들이기
음력 4월 소녀와 젊은 여인들이 봉선화를 이용해 손톱에 물을 들이는 민속놀이. 세시풍속이다.한자어로는 ‘지염(指染)’이라고 한다. 봉선화는 정원에 흔하게 심는 화초 중의 하나로 수분이 많아서 특히 울밑 같은 곳에서 잘 자란다. 빛깔이 다양하며 한 줄기에서도 여러 색의 꽃이 핀다. 음력 4월이 되어 꽃이 피게 되면 원하는 빛깔의 봉선화와 함께 잎사귀를 조금 따서 돌이나 그릇에 놓고 백반을 배합하여 찧어서 손톱에 붙인 뒤 헝겊으로 싸고 실로 총총 감아두었다가 하룻밤을 자고 난 다음날 헝겊을 떼어보면 봉선화꽃의 빛깔이 손톱에 물들어 아름답게 된다.
백반은 착색을 잘 시키며, 조금 섞는 잎사귀는 빛깔을 더 곱게 해준다. 화장품이 적었던 옛날에는 봉선화물들이기가 소녀나 여인들의 소박한 미용법이었다. 봉선화로 손톱을 물들이는 것은 손톱을 아름답게 하려는 여인의 마음과 붉은색이 벽사(辟邪)의 뜻이 있으므로 악귀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민간신앙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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