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는 먹는 꽃이다. 튀김도 하고 술도 담그고 차도 만든다. 그러나 식용 국화는 황금색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맑은 유리 찻주전자에 말려든 노란 단추국화 열 송이를 담고 따끈한 물 2/3컵을 붓는다. 뚜껑을 닫고 찻주전자를 바라보면 국화꽃잎은 물속에서 몸을 풀고 꽃잎을 한 잎씩 피워낸다.
처음에 말린 국화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이었으나 우리나라에도 국화차를 만들기 위해 국화를 재배하는 곳이 생겼다.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서 서귀암이다. 그곳의 돈수 스님이 수행의 방법으로 국화를 직접 재배하고 차를 만드는데, '가을선비'라는 이름의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 국화차의 효능
국화의 효능은 <삼국사기>에도 나온다. 신라 때 국화를 태워 약으로 썼다는 것이다. 세종 때 발간한 <향약집성방>에 '국화는 맛이 달고, 오래 먹으면 몸 안의 원기와 혈액에 이롭고 몸이 가벼워지며 노화를 예방, 장수하는 약초'라고 했다.
<본초강목>에는 '국화차를 오래 복용하면 혈액순환이 잘돼 몸을 가볍게 하며 그밖에도 감기, 두통, 현기증에 좋다.'는 기록이 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황국 꽃잎에 녹두 녹말을 묻히고 잠깐 데친 후 건져서 꿀을 타 마신다.' 했고, 조선 영조 때 <규합총서>에 차 만드는 법이 다섯 가지 나오는데 그중 국화차가 있다. '감국화가 반만 필 때 따서 푸른 꼭지를 떼어버리고 좋은 물에 달여 꿀을 타 먹는다.'라고 설명한다.
국화차는 국화 한 가지만으로도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하지만 궁합이 잘 맞는 재료와 섞이면 맛과 효능이 더해진다. 녹차와 함께 우리면 쌉싸래한 차 맛과 국화향이 어울려 멋진 향차가 된다. 구기자를 넣고 우려 마시면 눈의 피로를 푼다.
* 국화차 만들기
1. 국화는 줄기를 없애고 송이만 떼 흐르는 물에 꽃가루 등을 깨끗이 씻어낸다.
2. 씻은 국화를 뜨거운 김이 오르는 찜솥에 살짝 쪄낸다. 이때 끓는 물에 나물 데칠 때 넣는 정도의 소금을 넣는데
이는 꽃잎에 있을지 모를 독을 없애기 위해서다.
3. 채반에 꽃이 서로 붙지 않게 널고 그늘에 말려 유리병에 보관한다. 꽃이 붙지 않게 조심해야 꽃 모양을 살릴 수 있다.
4. 찻주전자에 국화 10송이와 뜨거운 물 150ml를 붓고 1분 후에 찻잔에 나누어 따라 마신다. 찻잔의 크기가 중간 정도이면 다섯 잔이 된다.
5. 한 번 우린 국화는 버리지 말고 두 번 정도 더 우린 다음 녹차 1 찻술을 가득 넣어 우리면 중국의 재스민 같은 향차가 된다
한국 최초 색채 요리책에 나온 국화차는 1924년 출간된 이용기 선생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국화차를 다음과 같이 만들라고 전한다. 이슬이 올 때 감국을 따서 굵은 가지를 따버린다. 깨끗한 질그릇에 백매 가지를 먼저 넣은 후 꽃송이를 차곡하게 넣는다. 이 위에 백배를 넣고 소금물을 부어 잠기게 한 다음 돌로 눌러 꼭 봉하여 둔다. 이듬해 6,7월에 꽃 한 가지를 꺼내어 깨끗한 물에 담가 소금기를 씻은 후 차와 함께 사발에 담고 끓는 물에 부어 우려 마시면 차 맛이 맑고 향기가 비상하다고 한다. 감국을 햇볕에 말려 꼭 봉해두었다가 물에 넣어 끓여 마시는 것을 국탕이라 하며 여름에 갈증을 없애준다. 다 핀 국화를 따서 푸른 꼭지를 버리고 꿀에 재어 녹말을 묻힌 후 끓는 물에 잠깐 데쳐내 다시 꿀물에 넣어 마셔도 좋다. 반쯤 핀 꽃을 푸른 꼭지 없이 따서 좋은 물에 넣으면 꽃이 뜨고 청량하다고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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