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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이야기

광명 보건소 옆 작은 카페 < 길모퉁이 >

by 무님 202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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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작은 아이가 봉사활동을 신청했다. 중2의 가을 봉사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가까운 어디 있나 알아보다가 광명의 구름산에 야생동물 먹이를 놓아주는 봉사활동을 발견했다. 급하게 신청하는 봉사라 친구와 함께 못 하고 혼자 신청했다. 혼자 가야 할 아이를 생각하니 좀 안쓰러워 함께 움직이 주기로 했다.

혼자란~~~ 아이든 어른이든 외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나도 그 핑계로 잠시 오늘을 쉬리고 했다. 

 

아이가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움직이고 2시간은 기다려야 함으로 인근 카페를 검색했다. 다행이 차도와 산밖에 안 보이는 외진 곳 같았는데 좀 걸으면 카페가 있었다. 처음 와 보는 동네이므로 지도를 보며 길을 걸었다. 차도에서  산으로 들어가는 길 무엇이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카페가 보인다. 그런데 찾던 카페 위쪽으로 모던해 보이는 건물이 보여 그 쪽으로 갔다. 창문 넘어로 보니 브런치 카페처럼 보였다. 들어 갈까 하다가 처음 보았던 카페가 더 눈길을 끌었다.

<길모퉁이> 카페다. 정말 길의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는데 외간이 참 소박하다.

 

 

사실 외관을 보고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니고 혼자 앉아 있기에 편해 보여서 마음이 당기는 곳이였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잘 왔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길모퉁이는 테이블이 4개 정도의 작은 카페였다. 주인으로 보이는 나이드신 아주머니는 나름의 편안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손님은 나 혼자였다.

 

 

 

 

 카페의 인테리어가 아늑하였다. 작은 공간을 원목의 따뜻한 분위기로 베이스를 하고 엔틱한 소품들로 과하지 않게 주변을 꾸며 주었다. 그리고 무었보다 마음을 끌었던 건 커피를 주문하고 받은 커피의 잔받침이었다. 주인에게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이건 분명 손으로 직접 만든 잔받침일 것이다. 나도 한때 카페를 운영해 보고 싶었던 사람으로 입지 않은 청바지를 이용해 이런 모양의 잔받침을 만들어 두었었다. 예쁘지는 않지만 꽃모양 자수를 넣어서 나름 만족하였던 기억이 난다. 이 아주머니는 분명 돈을 벌자고 카페를 하는 것이라기 보다 정말 하고 싶으셔서 하지 않았나 싶다. 내 마음이 그랬었다. 나는 내가 있고 싶은 나의 카페를 갖고 싶었었다.

 





작년 이 맘때 나는 많이 지쳐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하는 일이 많지는 않은데 그래서 떠오르는 잡생각들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더 때였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게 된 이 카페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그렇게도 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할 용기도 경제적 여건도 안 되었던 나의 꿈이었던 카페를 만난 거 같아 잠시 다시 떠올려 보기도 했다. 그 카페의 커피맛은 기억할 수 없지만 사진안으로 보이는 따뜻함은 다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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