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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섯의 일기

어느 아줌마의 마흔 다섯의 일기 11.

by 무님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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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이는 사십에 중반에서 다시 사춘기를 보내었습니다. 슬프고 외롭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며 그날그날의 마음을 적었습니다. 두 아이에 엄마이면서도 아직 어른으로써 자라지 못한 듯 삶에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날들의 기록을 여러분께 들려드립니다.

 

 

 

 

마흔여섯의 십일월 이십구 일이다

연말이 다가와서 일까 아님 내 앞에 산재해 있는 문제들 때문일까... 기분이 자꾸 가라앉는다. 사실해야 할 일도 많고 걱정되는 일도 많았는데 이렇게 기분이 낳아지지 않는 날들은 오랜만이다. 잘 추스르고 살았던 마음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듯하다. 하루에 몇 번씩 가슴이 먹먹해지고 답답하다. 어느 날 아침은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춥지 않냐고 그런다. 바람이 찬데 자꾸 열이 나는 거 같아 이 바람도 부족하기만 했다. 

그러곤 생각했다. ' 갱년기인가? '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닌 거 같은데 증상은 꼭 갱년기다. 순간순간 먹먹해지고 작은 일에 눈물이 나려 하고~~~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아직은 갱년기는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오늘 아침 동물실험에 관한 강의를 하는 프로를 보다 울컥한다. 이렇게 울컥해도 되나 싶게 눈물이 나려 했다. 별일 아닌 일에 가족들도 있는데 눈물이 웬 말일까 싶어 심호흡 몇 번으로 눈물을 삼켰다.

갱년기가 되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더 들게 되면 눈물이 말라 버린다고들 한다.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좀 이해가 되는 거 같다.  긴 세월 너무 많은 눈물들을 흘려 눈물이 말랐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닌 거 같다. 갱년기를 보내며 문득문득 흐르는 눈물을 나이가 들면서 가슴으로 흘리는 법을 알아가서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나는 울컥 눈물이 날 때면 무심한 듯 심호흡을 하면 눈물을 삼킨다. 누가 볼까 창피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런 내 마음조차 담담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가슴이 먹먹하고 아려오지만 얼굴에선 빈 웃음도 지울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일은 세상 사는 일을 가슴으로 받아내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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